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공식 출범 약 두 달여 동안 이경숙 인수위원장이 '오해'라는 단어를 총 몇 번 언급했는지를 정리한 어록이 화제다. 이 때문에 포털사이트 관련 기사와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 등에는 '~는(은) 오해'라는 댓글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으며, 급기야 '오해야'라는 '이경숙송'까지 등장했다.
< 인터넷에서 유행하고 있는 '오해 시리즈' >
인수위는 그간 새 정부의 출범과 국정운영의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물의를 빚을 때마다 "오해"라는 말을 반복해 왔다. '인수위 오해 시리즈'는 이 위원장의 말을 인용 보도한 내용의 기사 제목만 따로 모은 것으로 '일부 오해', '오해 마라', '오해하는 것 같다'에서 '오해'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.
이러한 '오해 시리즈'가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이 위원장이 '오해 마라'라는 표현을 습관처럼 사용한 이유도 있지만, 인수위가 공식 입장을 발표할 때마다 여론이 악화되면 '오해'라는 말로 위기를 모면하려 하고, 오히려 국민이 뜻을 잘 못 이해했다는 식으로 떠넘기려 한 탓이 크다. 특히, 지난 13일 이 위원장이 '국민성금으로 숭례문을 복원하자!'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본의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역시 "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아 오해가 있는 것 같다"라며 해명한 일이 네티즌들의 불만을 폭발하게 했다.
< 출처 - 게시물 (왼쪽) 이용자 '파머'님, (오른쪽) 이용자 '봉팔이'님 작품 >
당시 국민성금 모금운동은 물론 그 방법론까지 제시한 이 당선인의 말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'새정부 출범 후 국민모금운동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'는 공식입장까지 발표한 인수위가 여론의 반발에 부딪히자 오히려 국민이 그 본의를 잘못 이해했다는 식으로 책임을 떠넘기려 했기 때문이다. 게다가 무엇을 '오해'한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국민을 혼란케 한 사과의 말 없이 섭섭함과 난색을 표명하는 태도에 네티즌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.
한 네티즌은 "오해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쓰는 사람들은 왠지 자신에게 떳떳하지 않은 사람 같아서 신뢰가 안 간다"라는 의견을 나타냈다. 또 다른 네티즌은 "전달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, 왠지 영어나 일어로 말하면 자신 있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"라고 비꼬았다. 일부 "대선 다시 하죠~ 국민적 오해였어요', '이런 식이면 대운하 강행해 놓고도 오해라 할지도 모르겠다', '한국말 표현도 잘 못하면서 영어교육 강화해야 한다고 그러네!' 등의 의견도 눈에 띈다.
< 블로거 '아거'가 소개한 '오해야' >
인수위의 '오해 시리즈'가 네티즌들의 전폭적 공감을 얻고 있는 가운데 한 네티즌이 만든 '이경숙송'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. 이는 보리타작을 할 때 즐겨 부르던 노래인 `옹헤야'의 가사를 바꾸고 '옹헤야'를 '오해야'로 대체한 것.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퍼진 이 노래 가사는 '히트예감', '가사 읽다가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고 있다', '은근히 중독성 있다', '씁쓸한 노랫말이지만 곡조만큼은 흥겹다', '곧 앨범도 나오겠다' 등의 반응을 얻고 있다.
'오해야'송에 아이디어를 얻어 한 네티즌은 아예 '이경숙 1집'을 노래 제목만 만들었다. 이 가상의 앨범은 '어긋난 오해'를 첫 트랙으로 'Don’t Let Me Be Misunderstood (주호의 테마)', '날 오해해도 좋아 (경숙의 테마)', '오해공감 (feat. 조중동)', '혼자만의 오해', '오해와 진실에 관한 詩', '오해 - 옥신각신 (feat. 금실누나)', '오해라구 하지만' 등 '오해'를 테마로 기존의 가요제목을 패러디했다. 아울러 오해피데이 (feat. MB, 영어학원장), 각오해 (부제: 그날 이후로 5년) 등 보너스 트랙을 추가해 눈길을 끌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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